제 앞에서 여행 도중 왠만한 실수담은 '돼지 앞에서 코 뒤집기'라고 자신(?)할 만큼
실수 투성이인 어설픈 아마추어 여행가이지만, 사실 가장 큰 약점이라면 저는 주구장창 걷는게 두렵습니다.
그것도 무거운 짐과 함께라면.. 저에겐 고행길처럼 느껴지는게 사실이니까요. ^^;
제 평생의 대부분을 책상, 의자 그리고 모니터와 함께 하다가 부상으로 얻은 경미한 허리
디스크와 교통사고로 미세골절을 입은 왼쪽 무릎의 통증이 여행 도중에 도지기라도 하면 여행 진행을 불가능하게 할
수도 있는 아픔이 있어요... oTL
민망하지만 오늘도 하이킹을 앞두고 무조건
짐을 둘 곳을 찾고, 얼마나 걸어야 하는지 확인부터 했답니다. ^^*
다행히 이번 여행 중 가장 빡센 일정은 어제였다네요~ ^o^~
오늘은 큰 부담 없이 쉬엄 쉬엄 다니면 된다니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그린델발트행 WAB에
탑승합니다.
매번 센스쟁이 롤란드의 좌석예약으로 우리 구역(?)을 편하게 차지하고, 더불어 열차
맨 앞칸의 멋진 조망권도 얻었습니다.
이 열차를 운전하는 저 기관사분에게 노여운 감정이란게 있기는 할까요?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하루같이 오가니 마음이 마냥 천사같지 않을까 싶은 말도 안되는
궁금증도 생깁니다.
융프라우요흐를
향해 양쪽으로 갈라진 마을 중 어제 갔던 뱅엔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그린델발트
지역에 들어섭니다.
한가로이 풀밭에서 휴식과 식사를 한 방에 누리고 계신 호사로워 보이는 스위스제 소
되시겠습니다. ^^
클라이네 샤이데크에서 그린델발트로 가기 전에 잠시 정차하는 그린델발트 그룬트(Grindelwald
Grund)역 주변의 모습입니다.
역 이름도 비슷하고 이 곳 그린델발트 그룬트역에서 그린델발트는 다시 산으로 올라가는
코스라서
많은 초행길의 여행자들이 혼돈할 수 있다고 하니 미리 알아두고 가는 센스 잊지마세요.
^^
이제 그린델발트역에 도착을 했습니다.
지난 달에 머물렀던 더비호텔은 여전히 잘 있군요..
엄마가 정말 마음에 들어하셨던 곳인데 엄마 생각이 부쩍 납니다.
피르스트(First)로
향하는 곤돌라를 타기 위해서는 그린델발트역에서 산 방향으로 느린 걸음으로 10분 정도 올라가면 됩니다.
가는 길에 만난 추억의 그 레스토랑도 보이네요.
엄마와 흠냐흠냐~ 낮술을 즐겼던... ㅋㅋ
이 곳이 피르스트까지 가는 곤돌라를 탑승 할 수 있는 그린델발트역입니다.(BOB,
WAB 열차역에서 걸어서 10여분 소요)
그린델발트(Grindelwald) - 보어트(Bort) - 슈렉펠트(Schreckfeld)
- 피르스트(First)로 운행되고 있으며 편도 약 30여분이 소요됩니다.
유럽에서 가장 긴 코스(4,354m)의 곤돌라로 1986년에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굳이 저희처럼 하이킹을 즐기지 않는다 해도 그린델발트를 찾는 분들이라면 일부러라도
갈만합니다.
이 곳에 오르면 일곱개의 알프스의 멋진 봉우리와 빙하를 손쉽게 감상할 수 있으니 말이죠.
물론 베르너 오버란트 지역의 많은 하이킹 코스 중에 피르스트 지역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니
여행을 계획하면 계획할수록 생기는 욕심때문에 머리가 아프실 수도 있지만요.. ^^;
역 내부의 모습입니다.
2009년 여름 시즌의 곤돌라 이용요금입니다.
피르스트까지 왕복 53CHF(약 63,000원, '09.7월 현재)이니 참고하세요.
선셋티켓 20% 할인부터 다음 편에 소개해드릴 이 곳에 즐길 수 있는 각종 액티비티에
대한 소개가 되어있네요.
잠깐 맛뵈기로 말씀드리자면 신나고 잊을 수 없는 시원~한 경험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정도로만... ^^*
일단은 편하게 곤돌라를 탑승하고 산으로 산으로~ 올라가시면 됩니다.
올라가는 길에는 중간 역에 내리지 않고 30분을 쭉 가서 '하늘 아래 첫 마을'이라
해서 지어진 이름의 피르스트(First)에 도착했습니다.
운행되는 곤돌라 뒤로 베터호른(Wetterhorn)이 드넓게 자리잡고 있네요.
역을 나오니 오늘 우리가 하이킹을 시작할 비기닝 포인트가 보입니다.
다행히 날이 궂진 않지만 그래도 햇볕이 약하진 않습니다.
안그래도 까무잡잡한 저에게 다시 한번 선블럭을 발라줄 시점이네요. ^^
이 곳에 사이좋게 서서 다 함께 선블럭을 발랐다죠~
다행히 저희 일행밖에 사람이 없는지라 조금은 덜 부끄러웠어요.. ^^;
가장 위에 오늘 우리의 첫 목적지인 바흐알프제(Bachalpsee)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50분이 소요된다고 하는데 암만해도 기럭지 긴 유럽인들 기준인 듯 싶네요.
사진 찍는다고 꼼지락거리긴 하지만 저는 항상 1.5배는 걸린 듯 해요. ㅋㅋ
원래는 내일 머무를 쉬니케
플라테(Schynige Platte)까지 갈 예정이였다고 하는데... 소요시간이 보이시나요?
편도 5시간이네요!!!!! @@
저를 제외한 산악인분들은 아쉬워하셨지만..
저에겐 다.행.히. 그 코스는 오늘 폐쇄랍니다. ^^;;
하지만 다녀와서 아름다웠던 하이킹 코스들을 생각해보니 저도 아쉬움이 남긴 하네요.
특히나 이 곳 피르스트에서 쉬니케 플라테까지의 코스는 정말 아름답다고 하니 말이죠.
위에 말씀드린대로 쉬니케플라테까지의 62번 코스는 빨간색으로 오늘 클로즈 구간이네요.
그 이외에도 그 날 그 날 상황에 따라 닫힌 구간은 빨간색 불로 표시가 되어 있으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오른쪽의 겨울철 스키 슬로프 코스를 보니 겨울에도 꼭 와보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네요.
^^
이 광활한 지역이 새하얀 스키장으로 변신해 있을 장관을 상상하면 설레이기까지 합니다.
어딜 둘러봐도 멋진 장관에 꼼지락 거리는 우리를 롤란드가 말없이 재촉하고 있네요.
^^;
겨울
스키시즌에 운행될 리프트입니다.
베터호른(Wetterhorn), 메텐베르크(Mattenberg) 그리고 아이거(Eiger)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피르스트역을 뒤로 하고 바흐알프제로 향합니다.
메텐베르크 뒤로 삐죽이 솟아있는 슈렉호른(Schreckhorn)이 위풍당당해 보입니다.
더불어 여유롭게 걸음을 옮기시는 할아버지의 모습까지..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멋진
하이킹 코스입니다.
무언가를 열심히 짓고 있는 공사장도 보입니다.
이 곳을 사랑하는 많은 스위스 사람들이 있으니 어련히 알아서 잘 보존하겠지만서도..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찾았을 때 이 아름다운 대자연에 거스르지 않는 지금의 멋진 모습을
변합없이 볼 수 있길 소망해봅니다.
오늘도 변함없는 꼴찌~ 사진찍고 푸다닥 쫓아갈께요~ ^^*
아름다운 마을 그린델발트를 둘러싸고 있는 봉우리들은 어쩜 이렇게 거대하고 위압적일까요..
왠지 모르게 주눅이 드는듯한... ^^;
베터호른과 메텐베르크 사이의 엄청난 양의 빙하와 눈이 보이시나요?
지구 온난화로 지금은 많이 녹아서 양이 줄어든 거고 옛날에는 저 빙하가 그린델발트
마을까지 거의 근접해 있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빙하의 마을, 그린델발트'란
별칭도 생긴거구요. ^^
멋진 어딘가를 가르키는 제 일행 분.
방향상 슈렉호른 어디께가 아닐가 싶네요~
인자하시고 조곤조곤한 말투가 정겨우셨던 선생님이세요. ^^
앞으로 하이킹 코스마다 종종 등장할 빨간색과 하얀색의 저 표시는 코스의 난이도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빨간색 대신에 노란색, 검정색이 하얀색과 함께 표시되어지는데요.
왠지 빨간색이 가장 난코스일 것 같지만 '가장 쉬운 코스'를 가르킨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하이킹 내내 빨간색밖에 촬영해오질 못했습니다. ^^;
검정색을 찍어오시는 분이 계시다면 꼭 저도 구경시켜주세요~!
엄청난 높이의 눈이 부지런히 녹아내리는 6월 초순입니다.
163cm인 제가 서도 어깨까지는 충분히 닿을 높이더군요.
이 멋진 곳에서 연출샷을 안할리 없는 기자분과 열심히 협조하고 계신 일행분입니다.
나이스~ ^^*
바흐알프제를 향하는 도중에 만난 이정표가 있는 작은 산장 내지는 대피소로 보이는
집입니다.
해발 2,262m이면 이 곳 역시 절대 낮은 지역은 아니지만,
3,454m의 융프라우요흐를 생각하면 100m 달리기를 전력질주해도 좋을만큼 컨디션은
좋습니다. ^^*
아름다운 대자연속에서 이제 제법 친해진 일행들이 걸어오고 있네요.
(왠일로 제가 제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죠???? 이런 일이 다 있었군요.. ㅋㅋ)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을 가진 분들과 함께 한지라 마냥 어색할 줄 알았지만
하나같이 좋은 분들이라 그런지 이제 트레킹 도중에 서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즐거운 웃음소리도 들리고..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였답니다. ^^*
그나저나 융프라우 일대의 레스토랑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바흐알프제의 아름다운 풍경은
언제쯤 나타날까요?
한 시간여가 다 되가는 것 같은데 말이죠...
그런 생각이 들 즈음.. 이렇게 왼쪽에 크지않은 에메랄드빛 호수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조금만 넘어가면 역시 또 작은 호수가 보입니다.
조금 색다른 풍경이라 열심히 사진을 찍고 "바흐알프제는 얼마나 남았는데요?" 물었더니
바로 여기라네요.. ㅋㅋ
안쪽에 위치한 호수의 모습입니다.
군데 군데 눈이 녹은 모습이 마치 그린델발트행 WAB에서 만난 누렁황소의 얼룩무늬같기도
하네요.. ^^
호수 가장자리에는 눈이 녹아내리면서 더욱 선명한 에메랄드빛을 보여주더군요.
손이라도 담궈보고 싶었지만 행여 빠질까 싶어 시도해보진 않았습니다. ^^;
더운 여름에 땀이라도 뻘뻘 흘리며 여기까지 걸어왔다면 풍덩~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느껴질 것 같지 않으세요? ^^*
두 호수 사이에 위치한 작은 집(혹은 대피소?)입니다.
이제 그 유명한 베터호른과 슈렉호른을 배경으로 바흐알프제 호수를 찍을 순서겠죠?
정말이지 생각보다 호수가 상당히 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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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나 방향이 새파란 하늘을 연출해주지 않은지라 많이 봐온 새파란 그 풍경은 아니지만
역시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베터호른과 메텐베르크 뒤로 삐쭉한 슈렉호른이 구름 사이로 보이네요.
포즈취하고, 신발점검하고, 이야기하고...
각자 바쁜 우리 일행들.. ^^
다시 피르스트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열정적인 여성 사진가 겸 여행자시네요.
예쁜 사진 담으셨는지 살짝 궁금해집니다. ^^
똑같은 자리는 아니였지만 비슷한 포인트에서 찍은 사진이니 아마 비슷한 구도의 풍경이
찍혔겠죠? ^^
메텐베르크 뒤로 숨어있는 슈렉호른입니다.
6월 초에는 꽃이 많진 않았지만 한달이 지난 지금은 예쁜 꽃들로 더욱 장관을 이루고
있을듯 합니다.
흔치 않았지만 트레킹 도중 만난 파란 꽃은 소박하지만 예뻤습니다. ^^*
다시 한 시간여를 걸어와서 피르스트역에 도착해가네요.
거대한 알프스의 봉우리(베터호른, 메텐베르크, 아이거)들과 예쁘게 난 오솔길은 오늘의
첫 하이킹 코스를 행복하게 마무리해줍니다.
그나저나 제 일행들의 걸음은 왜 저리 빠를까요..
또 부지런히 뒤뚱거리며 쫓아가야 하네요. ^^;
피르스트역
안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오늘 점심을 해결한다네요.
사실 롯지산장에서의 조금은 부실한 조식으로 배가 너무 고픈지라 살짝 두통까지 밀려올
타이밍이였다지요..
왜 저는 배가 고프면 머리가 아픈지.. 참으로 단세포적인 신체구조를 가졌나봅니다.
'돌이라도 맛나게 양념쳐서 주신다면 모두 다 먹어드리겠어요~' 허겁지겁 들어선 피르스트역의
식당입니다.
생각보다 꽤나 내부도 컸고, 코너에는 기념품 상점도 준비되어 있더군요.
기념삼아 작은 소품이라도 사왔음 좋으련만 역시 배가 고파서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ㅡㅡ;
메인 메뉴에 앞서 주문한 홍차와 샐러드입니다.
딱히 육식, 채식주의자로 가를만한 입맛을 지니진 않았지만 보통 풀들로 채워진 심심해보이는
샐러드는 잘 먹질 않는데
거의 설겆이 수준으로 싹 비웠습니다. ^^
어제 뮌히산장에서 준 소시지가 너무 너무 짰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지라
이 소시지가 나온 순간 다들 "이건 안짜요???" 서로 먼저 시식한 분에게 확인하느라
바빴답니다. ㅋ
하지만 환~타스틱하게 맛있었다는 거!!
더불어 저 감자볶음까지 어찌나 맛이 있던지 다들 감탄하면서 싹싹 접시를 비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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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프라우 일대의 레스토랑에 가면 약속이나 한듯이 모두 테이블에 이 시트지가 깔려있어서
식사 도중에도 융프라우를 즐길 수 있습니다.
오늘 현재까지 일정을 정리해보면 그린델발트에서 왼쪽 상단 구석에 위치한 피르스트(First)까지
곤돌라를 타고 이동(편도 30분)해서
살짝 아래에 위치한 바흐알프제(Bachalpsee)까지 왕복 2시간 남짓 하이킹을
마친겁니다.
그 도중에 베터호른(Wetterhorn)과 슈렉호른(Schreckhorn) 그리고
아이거(Eiger)를 원없이 바라보았구요. ^^*
친절한 테이블 시트 덕분에 더욱 즐거운 점심식사가 되었습니다. 쌩유~ ^^
식사를 마치고 이 곳 2,168m의 피르스트역에서 1,955m의 슈렉펠트역까지 신나게
날아가는
피르스트
플라이어를 타고 이동하기 전에 잠시 바람을 쐬러 야외 자리로 나가봅니다.
하늘 아래 첫 동네의 바람을 한번이라도 더 쐬고 내려가야 덜 섭섭할테니까요..
왼쪽에 피르스트 플라이어 출발대가 보이세요?
시속 90km의 속도로 높이 45m, 총 길이 800m를 1분동안 순식간에 슝~~~
날아가는 새로운 액티비티입니다.
동영상도 찍어왔으니 다음 포스팅을 기대해주세요.
물론 겁을 상실한 저는 탑승을 포기한 다른 여자분들과 바이바이를 외치고 바로 탑승대로
고고씽을 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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